카르파쵸 (Carpaccio)

#세콘도피아토(Secondo Piatto)
#카르파쵸

세콘도 피아토

‘두 번째 접시' 라는 의미로 주 요리(Main Dish)를 말하는 것으로 이태리 요리는 프랑스 요리와는 달리 화려한 소스를 사용하지 않고 재료 자체의 고유한 맛을 살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주로 모든 음식의 조리에 올리브 유가 사용되며, 각종 허브가 첨가돼 재료의 맛을 더욱 돋구는데 생선 구이나 이태리 식 스테이크인 비스테카, 송아지를 이용한 밀라노 풍 커틀릿, 가금류 등이 이 코스에서 제공됩니다.
전통적으로는 돼지고기, 닭고기가 가장 많이 쓰이며 북부 지역의 경우 제 2차 세계 대전을 기점으로 쇠고기가 더 흔해졌는데, 비둘기나 꿩 고기 요리도 제공되기도 하고, 생선은 자연히 해안을 낀 지역일 경우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페쉐 (Pesce, 이탈리아식 생선/해산물 요리)
카르네(Carne, 고기/육류 요리)

세콘도는 보통 생선 요리(pesce : 페쉐)와 육류 요리(carne : 카르네)로 나뉘어 지는데, 그중 카르파쵸(Carpaccio)는 소고기 사시미에 레몬 즙과 올리브 유, 치즈를 뿌린 두 번째 메인 코스 요리로 연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카르파쵸의 기원을 얘기하자면 1931년 베네치아의 호텔 유로파(Hotel Europa)에서 일하던 바텐더 주세페 시프리아니가 산 마르코 광장(Piazza San Marco) 근처 칼레 발라레소(Calle Vallaresso)에 오픈한 해리스 바(bar)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당시 Giuseppe Cipriani(주세페 시프리아니)가 근무하고 있는 호텔 유로파(Hotel Europa)의 고객이었던 해리 피커링(Harry Pickering)은 미국 보스턴 출신으로 부유한 집안의 젊은이였는데 술을 좋아했던 그는 베네치아를 방문했을 때도 시프리아니가 일하던 유로파 호텔의 바를 즐겨 찾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피커링의 발걸음이 뜸해졌고, 이를 의아하게 여긴 시프리아니가 피커링을 찾아가 그 이유를 물었더니, 피커링은 술에 젖어 살아가는 자신의 생활을 알게 된 보스턴의 부모님이 돈을 보내주지 않아 무일푼 신세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시프리아니는 자신의 돈 1만 리라(당시 미화로 5천 달러)를 피커링에게 빌려 주었고, 그로부터 2년 뒤 피커링은 다시 호텔 유로파를 찾아 시프리아니가 빌려 준 돈 1만 리라를 돌려주며 과거 어려운 시절 자신에게 베풀어준 호의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4만 리라를 추가로 주면서 해리스에게 바를 오픈할 것을 제안했고, 이렇게 해서 생겨난 것이 해리스 바(Harry’s Bar)입니다.

해리스 바 in 베네치아

오픈한 지 80년이 넘은 해리스 바는 특유의 분위기와 요리, 그리고 칵테일로 베네치아의 랜드마크가 되어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Arturo Toscanini), 배우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 우디 앨런(Woody Allen), 오손 웰즈(OrsonWelles), 작가 트루먼 커포티(Truman Capote), 프랑스 와인 제조업체 샤또 무똥 로칠드의 바롱 필립 드 로칠드(BaronPhilippe de Rothschild), 예술품 수집가 페기 구겐하임(Peggy Guggenheim) 등 그동안 수많은 저명인사들이 해리스 바를 다녀갔으며, 특히 바의 한구석에 자신의 전용 테이블을 사용했던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는 소설 『강을 건너 숲 속으로(Across the River and into the Trees)』(1950)에서 해리스 바를 등장시키기도 했습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칵테일 벨리니

카르파치오뿐만 아니라 1948년 시프리아니가 개발한 벨리니(bellini)도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칵테일이 되었습니다. 벨리니는 복숭아주스와 프로세코(prosecco, 이탈리아의 스파클링 와인)를 섞어 만드는 칵테일로 벨리니의 레시피를 개발할 때 역시 베네치아에서 그림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고, 시프리아니는 15세기의 화가 조반니 벨리니(Giovanni Bellini)의 이름을 따서 칵테일 명을 붙였는데, 시프리아니가 자신의 요리에 화가들의 이름을 붙이는 까닭은 그가 15세기의 미술 작품을 매우 좋아했기 때문이랍니다.

쇠고기 사시미, 레몬즙, 올리브유, 치즈 카르파쵸

1950년대에는 베네치아의 한 백작부인이 빈혈을 앓아 주치의로부터 생고기를 많이 섭취하라는 처방을 받자 그는 독특한 음식을 만들어내었는데, 그것이 바로 지금도 많은 이태리인들이 즐겨 먹는 카르파쵸(carpaccio:얇게 썬 쇠고기 육회에 소스를 뿌리고 루꼴라 등 야채를 얹은 요리)입니다. Giuseppe가 이 음식을 만들었을 당시 수상 도시인 베네치아에서 Vittore Carpaccio(비토레 카르파쵸)라고 하는 화가의 그림 전시회가 열렸는데, 이 화가는 당시 르네상스 시대의 밝은 빨간색의 색조와 화이트 칼라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Giuseppe는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 얇게 썬 쇠고기 육회에 마요네즈, 레몬 즙, 생크림, 소금, 후추 등을 섞은 소스를 얹은 요리를 만들어 내고 그 이름을 카르파쵸(carpaccio)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오늘날 카르파쵸 요리는 다양한 변화가 있긴 하지만, 이탈리아 전 지역에서 사랑 받는 음식이며, 그 원조는 바로 Harry's Bar입니다.

2001년, 해리스 바는 이탈리아의 문화부(Ministry of cultural affairs)로부터 국가적 차원의 랜드마크로 지정되어 지금도 시프리아니 후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미국, 두바이, 터키, 러시아, 홍콩 등에도 지점이 생겨 그들은 자신들의 레시피를 담은 『해리스 바의 요리책(The Harry’s Bar Cookbook), 1991년』을 출간한 바 있습니다.

#이탈리안메인디쉬
#두번째메인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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